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유효노출은 정말 유효할까?<아이의 외국어영상 시청에 관하여> 3. 지속성

JJMOM 홈스쿨링

by 더블제이맘 2020. 10. 6. 02:19

본문

728x90

 

그럼 지난번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보겠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유용한 컨텐츠를 통해 외국어에 대한 노출을 즐기고 있다면 사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효노출 방법을 얼마나,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도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고있노라면 고민이 되지요. 취학연령이 되면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할일도 점점 늘어나서 유효노출시간을 확보하는 것 자체도 어려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초등과정을 준비하는 유치원을 선택하는 과정과 결과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지요. 영유(영어유치원) 다니는 옆집 아이는 벌써 원서를 줄줄 읽는다는데, 파닉스는 커녕 알파벳 순서도 헷갈리는 모습을 보면 저대로 둬도 괜찮은지 심히 걱정되는 것이 부모마음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잠깐, 알만한 영유 입학상담을 싹다 돌아다녀봤지만 일반 유치원을 선택한, 그리고 잠깐 아이가 호기심을 보여 파닉스를 시작했다가 아이의 반응에 모두 접고 다시 유효노출만 하고 있는 저 나름대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가보는 것

양육자들은 아이들이 앞으로 걸어갈 길이, 겪을 일들이 눈에 선합니다. 그래서 이럴땐 이렇게, 저럴땐 저렇게 라는 잔소리 아닌 잔소리가 이어지는 것이지요. 아이들에게 유효노출을 시키기 전에, 저도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 볼 기회가 되었나봅니다.

돌이켜보니 저는 3가지 외국어를 각자 다른 방식으로 습득해왔다는 것도 알게되었지요.

모두 회사업무에 활용하던 언어였고, 그렇게 되기까지 각자의 언어를 어떻게 익혔고, 어떤 결론을 도출했는지 정리해 둔 것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1. 영어

한국에서는 공인영어성적표로 꽤나 많은 것들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다양한 파트타임과 정규직들이 외국어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진 사람에게 우선으로 주어지지요. 그래서인지 스스로 호기심이 일기도 전에 영어를 접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요.

처음에는 영어소리와 파닉스에 익숙해지면서 그룹 스터디, 그리고 원어민 선생님 수업을 거치면서 말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대화하고, 게임하고, 노래 부르고, 다 좋았는데 그놈의 단어시험이 제 발목을 붙잡았던 것을 제외하면 아주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규교과과정에 있는 과목으로 영어를 접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이 놀이와 대화중심으로 접하다가 글로 읽고 쓰는 영어를 하게 되었는데 금새 적응했던 것 같습니다. 말하던 것을 글씨로 바꿨을 뿐이었고, 글씨는 어떻게 읽고 쓰는지 원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2. 중국어

사실 영어를 좀 더 편하게 구사하기 전에는 다른 외국어를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국어인 한국어도 완벽하지 못하더라구요. 거기서 용기를 얻었지요, '말만 통하고 밥 안 굶으면 되지.' 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10대 때 접한 새로운 외국어인데다, 당시에는 중국어선생님도 드문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글씨를 쓰고, 읽는 법부터 배웠지요. 중국어가 어떤 소리가 나는지,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익숙해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척 어렵게 느껴졌고 싫증도 나더라구요. 그래서 '아, 이 언어는 하면 안되겠다.' 생각하던 찰나에, 원어민 선생님과 하루종일 생활하며 현지 친구들과 생활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동요, 동화, 드라마 대사들을 외우면서 익숙해지려고 노력도 해봤습니다만, 이미 소리를 익히기 전에 시작해버린 문법과 단어 및 독해, 쓰기 중심의 "공부"로 인해 결코 익히는 과정이 재미있진 않았습니다.

 

 

 

 

3. 일본어

중국어가 시들해질 무렵이었나 봅니다. 우연히 "야마시타 토모히사"라는 유명 일본 아이돌을 알게됩니다. 남정네가 어찌나 그리 곱게 생겼던지요. 여리여리하게 생겨서 노래와 춤만 하나보다 했더니, 드라마에도 나오더군요. 그 때부터였습니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를 분기별로 방영을 하는데, 한해를 계획할 때 분기별 일본드라마들을 꼭 끼워넣고 한해를 완성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들었던 대사를 친구들에게 장난삼아 던져보기도 하고, 그저 자막과 소리를 통째로 외워서 이렇게 쓰는게 맞든, 아니든 말그대로 막 던지면서 소리와 소리 내는 법을 익혀나갔지요

중국어는 간체자라는 한자를 변형시킨 문자를 쓰는데, 일본어는 또 왜그리 쓰는 방법도 다양한지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에 한자까지, 그래서 쓰고 읽는 방법은 처음부터 포기하고 그저 듣고 외워서 말하는데에만 집중했습니다. 재미있어서 외우는 거니까 재미에 오롯이 집중했었습니다. 

 

정리하면, 

  • 투자시간 ; 영어 > 중국어 > 일본어
  • 투자에너지(비용 및 공부시간) ; 영어 > 중국어 > 일본어
  • 투자대비 사용빈도(대화중심)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

 

게다가 저는 아직까지 일본어는 히라가나든 가타카나든 읽고 쓸 줄 아는 글자는 많이 없지만 대화를 하는데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어는 왜그리 입한번 떼기가 힘이 드는지요. '그래, 알겠는데, 나는 말야, 나는......' 이라고 입안에서 맴도는 답답함은 수년간 중한사전을 열심히 뒤적여왔지만 말보다는 필담을 선호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아이들에 대한 유효노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고, 파닉스 책도 과감히 접을 수 있었고, 유치원도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유치원 결정에는 아이들의 인성발달 시기와 영어유치원이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가치가 잘 맞아떨어지는지에 대한 의문도 해소가 되지 않았던 이유도 큽니다. 영어유치원을 실제로 방문하고 상담을 받아본 수차례의 경험상 영어유치원에서 유아교육 전문가를 뵌 적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는 개인의 경험에 불과하니 혹시 영어유치원에 대한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충분히 서치해보시고 부모와 아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아이의 성향에 맞춰서 올바른 컨텐츠가 그저 재미있고, 알고 싶고, 궁금하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일본어를 익혔던 것 처럼요. 그렇게 듣고 말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을 때 체계적인 접근을 해주면 흥미를 크게 떨어트리지 않고 오래 가져갈 수 있더라구요. 아마 일본어를 영어처럼 정식으로 교육 받았다면 히라가나, 가타카나는 어떻게든 알게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이렇게 유효노출과 피드백을 통해 문장을 구사하고 단순한 대화가 가능해지는 순간이면 알파벳이라는 것을 소개해줘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 즈음이면 자연스레 알파벳에 대해 먼저 물어오는 순간이 있겠지만요.

 

 

 

 

리딩과 라이팅으로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을 기대하셨다면, 힘이 빠지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어로 책읽기와 글쓰기를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책을 다양한 주제로 골고루 접하며 거부감없이 대하는 자세, 그래서 자연스레 많이 읽고 또 읽고 난 후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아닐까 해요.

여기서 리딩과 라이팅은 주로 영어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말하지요.

영어도 언어라는 수단이기에 좀 더 다양하고 빠른 정보들이 실린 책들이 영어라는 언어로 출판되는 것을 읽고, 다양한 논제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력을 논리정연하게 풀어쓰는 것이 리딩과 라이팅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한국어처럼 자연스레 소리와 말하는 법, 뉘앙스를 익히고 활자와 책을 접하면 알던 부분들이 있으니 이해도 쉽고, 재미를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유효노출이 선행되어야 하겠더라구요. 대신 충분히 들었던 단어나 문장, 감탄사라도 스스로 내뱉아 보고 틀린 부분이 있다면 피드백으로 고쳐나가고 이런 과정을 수업이 반복하는 사건들이 누적이 되면, 책을 집어들고 또 거기서 얻은 생각을 같은 언어로 풀어내는 행동이 비교적 자연스럽지 않을까 기대하며 기다려보려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궁금해지는 것에 더 깊고 빨리 빠져들게 되는 그 몰입의 힘을 한번 믿어보려구요.

(그 전에 도를 닦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0/09/24 - [JJMOM 홈스쿨링] - 유효노출은 정말 유효할까?<아이의 외국어영상 시청에 관하여> 프롤로그

 

유효노출은 정말 유효할까?<아이의 외국어영상 시청에 관하여> 프롤로그

외국어, 특히 영어의 필요성에 대한 것은 얘기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시지요. 2020년에 접어들면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은 길어지고, 가족 구성원의 행복지수 보장을 위해서라도 아이들의 영상시�

doublejmom.tistory.com

2020/09/28 - [JJMOM 홈스쿨링] - 유효노출은 정말 유효할까?<아이의 외국어영상 시청에 관하여> 1. 배경

 

유효노출은 정말 유효할까?<아이의 외국어영상 시청에 관하여> 1. 배경

블로그에 글을 써오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듭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 오래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타이핑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진 않았

doublejmom.tistory.com

2020/09/29 - [JJMOM 홈스쿨링] - 유효노출은 정말 유효할까?<아이의 외국어영상 시청에 관하여> 2. 실행방법

 

유효노출은 정말 유효할까?<아이의 외국어영상 시청에 관하여> 2. 실행방법

유효노출이라는 행위 자체는 어찌보면 참 쉬운것 같습니다. 그저 해당 외국어 영상을 틀어주고 아이들이 시청하게끔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이 외국어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밑거

doublejmom.tistory.com

 

728x90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