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평범함의 비범함, 그래서 <쓰레기봉투 수납>

JJMOM 일상

by 더블제이맘 2020. 9. 6. 01:26

본문

728x90

 

직장생활을 하던 전업맘으로써 가장 힘들었던 점은 생활의 반전이었습니다.

생활의 반전은 흡사 지구 밖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느낌 같았는데요.

지구는 직장생활 할 때의 나 자신, 그리고 지구 밖은 엄마로써의 삶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구 밖에서 바라보는 직장생활 하던 나 자신은 왜 그리 반짝여 보이던지요.

그 당시에는 분명 나름대로의 이유로 찌질했음에도 불구하고 참 반짝였던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엄마로써의 삶은 '희생'이 키워드인 시간들인 것 같습니다.이런 저런 이유로 보채고 칭얼대는 아이를 안고, 또는 업고 불어터진 시리얼 한두입을 먹을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요.못 먹어도 어쩔 수 없는게 현실이더군요.아는게 없으니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도 없어서 JJDAD가 퇴근하기 전까지는 제대로 식사를 못했던 시간들이 다 엄마로써의 삶에 포함되었습니다.강제로 식단조절 하면서 모유수유를 했더니 10킬로든 20킬로든 임신으로 불었던 체중도 절로 빠진 건 덤이랄까요.하지만 그 시간들이 고되지만 고되지 않은 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들을 영접했기 때문이죠.

참 감사하게도 나만 반짝였다면 결코 몰랐을 삶과 깨달음이 여지껏, 매 순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점점 생활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생긴 것도 한가지 변화입니다.정리니 수납이니, 그런건 먹는거냐고 시큰둥했던 지구시절의 JJMOM으로는 더이상 스스로의 행복은 물론이거니와 내 가족의 행복도 지킬 수 없음이 몸소 느껴졌던 것이 큰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하고자 하는 의지는 100을 찍었으나, 체력이 따라주질 않았습니다. 첫째가 단체생활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둘째가 태어나고, 또 불어터진 시리얼도 못먹는 일상이 반복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첫째아이가 5살 때까지 집안살림을 도와주시는 분의 도움을 꾸준히 받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첫째아이 장난감을 찾던 중에 집안정리와 관리에 대한 부분은 집안살림을 도와주시는 분께 물어보면 된다고 말하더군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엄마가 집안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경험이 없었던 첫째아이에게는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고 자란 아이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자랄지를 고민해보니 일정부분은 결코 건강한 사고방식이 아닐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이 때부터 집안일을 전적으로 맡아서 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아이도 두돌이 지나면서 형과 잘 어울려줘서 크게 엄마 손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도 많이 도움이 되더군요. 그저 엄마가 같은 공간에 존재하고, 엄마 생각이 날 때마다 엄마가 눈에 보이고 만져지면 그것으로 만족해주니 어찌나 고맙던지요. 

 

정리는 역시 대중적으로 엄마들이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는 주방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이 먹는 음식에는 서툴러도 이유식이나 아이들이 먹는 요리는 직접 해먹이고 싶은 마음에 식기들부터 만지기 시작해서 어느새 주방과 함께 있는 다용도실까지 정리범위를 넓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도대체가 깔끔해지지 않는 부분이 쓰레기봉투와 수세미들이었습니다.

쓰레기 봉투는 용량에 따라 크기도 부피도 다양하지요. 수세미도 소재별로 두께도, 크게도 다른게 보편적입니다.

그러니 밖으로 노출되지 않으면서 찾기 쉽고, 넣기 쉽고, 꺼내쓰기 쉬운 방법을 고민하다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하게된 방법이 있었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않은 방법이었는데, 집에 남아 있지만 더이상 서류가 없어서 비어있는 A4용지 크기의 플라스틱 파일케이스가 두세개 있더군요. 반투명해서 내용물도 잘 보이고, 꽂아두기에도 좋고, 세워두기에도 좋은 케이스죠.바로 예시 갑니다.

 

 

두께가 넉넉하면 좋아요.

 

사실 이 케이스 하나면 수납은 깔끔하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저 케이스가 종이만 잘 보관해주는게 아니라는 걸 지금부터 증명해드립니다.

 

 

지금 "짜잔!" 하고 외치고 싶은데, 되게 참는 중입니다.

 

 

혹시 이 방법 미리 알고있었다는 분 계시다면, 정말 선구자라고 불러드리고 싶어요.

잘 안쓰지만 꼭 필요하고, 깔끔하게 수납하면 더 좋은 생활용품들을 카테고리별로 모아서 넣어두니 찾기도 쉽고 꺼내쓰기도 용이하니 한번 해보시는거, 꼭 추천합니다.

 

아이들이 다 먹고 난 식기류를 설겆이하고 싱크대며 식탁이며 골고루 깨끗이 닦으면서 문득, 하루종일 아이들의 먹거리와 위생을 챙기고, 밖에서 전투를 치르고 베이스캠프로 지친 몸으로 복귀하는 아이들의 슈퍼맨이자 가족의 든든한 기둥을 챙기는 일이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끼의 식사와 24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하찮아 보이지만 결코 하찮지 않은 가족 간의 시간들이 모여서 운명공동체를 지탱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매 순간 실천하고 살아가는게 아닐까 하구요.

 

 

728x90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