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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험에 들다. [엄마표 다개국어]

JJMOM 책장/JJMOM네 어른책

by 더블제이맘 2020. 6. 17.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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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의 말이 늦게 트여 "엄마"가 아닌 본인의 이름으로 불리던 사람이 있습니다.

늦되던 아이의 말은 세단어에 불과했는데, 그 중 한가지가 발음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엄마이름을 또렷이 말하는 아이와 그 엄마가 있습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아이가 태어나면 개월수에 맞게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소아과에서 검진을 받도록 되어있습니다. 무료검진에, 소아과 전문의의 견해를 한번에 들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보통의 엄마아빠라면 결코 놓칠 수 없지요. 그리고 그 아이는 영유아검진을 통해 언어발달에 저조현상이 보인다며 추가적인 발달검사를 조언받습니다. 첫째아이는 부모에게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엄마아빠가 어설픈만큼 마음은 절절하지요. 대기업에 다니면서 치열하게 일하고, 아이의 엄마로 존재하다 첫아이의 26개월 이후 온몸으로 부딪혀가며 아이에 대해, 육아에 대해 공부하던 엄마가 있었습니다. 아이의 말트임만큼 늦었던 엄마의 육아로 한국어로도 "엄마"라고 불리기 힘들었던 세월이 지나, 이젠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로도 엄마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혹시 알아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명이 어설퍼 알아채지 못하셨다면 순전히 제 탓입니다.

네, 짧은 문단으로 묘사된 엄마로써의 생활은 [엄마표 다개국어]의 저자로 잘 알려진 서연맘, 이지나씨 입니다. 위의 줄거리는 이지나씨가 "세상을 바꾸는 시간"이라는 강연프로그램에서 연사로 전하신 내용을 간추려본 것입니다. 그리고 짧은 강연시간에 차마 다 전하지 못한 서연이의 다개국어 프로젝트가 상세하게 녹아든 책이 [엄마표 다개국어] 였습니다.

 

 

외국어영재에 관한 편견

사실 책의 제목만 보면 사람들은 쉬이 아이가 타고난 영재이거나, 엄마가 소위말하는 치맛바람을 어마무시하게 휘둘렀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한글도 겨우 가르치겠는데, 심지어 5개국어라니요. 

아이는 백색 도화지라고들 표현합니다. 환경에 지배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표현한 것이겠지요.

최근에 "아들육아"에 관한 저서와 강연으로 유명하신, '자라다 남아미술연구소' 최민준 소장님의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 최 소장님은 "아이들은 백색 도화지이긴 하지만, 아주 옅게 밑그림이 그려진 백색 도화지같다."라고 표현하신 것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양육환경에 아주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JJMOM네 첫째와 둘째만 보더라도, 같은 부모, 같은 양육환경임에도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아, 물론 첫째아들이 자랄 때는 지금의 첫째와 같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형님은 없었다는 환경적 변수가 있습니다.)

한 배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 곁에서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를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던지라, 더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집 아이들도 백색 도화지에 그려진 밑그림은 분명히 다른가 봅니다. 

그렇다면 [엄마표 다개국어]의 외국어영재 서연이는 어떨까요?

저는 아이의 말트임이 늦되었던 것이 단순히 언어적 발달이 떨어져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의 저자인 엄마 이름을, 당시 주양육자였던 할머니께서 부르시는 소리만으로 기억하고 발음한다는 것으로도 충분한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에게 저자는 제대로 엄마가 되기위해 고군분투 했던 과정이 강연에서도, 책에서도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지않고, 넓은 세상을 넓게 바라보도록 돕기 위해 했던 저자의 노력들은 결코 서연이가 그저 타고난 재능 덕분에 외국어영재가 되었다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아이에게 적합한 외국어 노출시기

모국어를 제외한 제2외국어를 습득할 때, 시기가 너무 늦어버리면 결코 원어민과 같은 수준으로는 제2외국어를 구사할 수 없다고들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온 대한민국에서 영어라는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 영유아기의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영어교육에 얼마나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지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이제 갓 돌이 지난 아기들을 대상으로 원어민 선생님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면 가격대가 타 수업에 비해 두배 이상으로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항상 높은 수강신청률을 기록하는 것을 흔히 보게됩니다. 이렇게 부모는 열성적으로 아이들을 외국어, 특히 영어환경에 노출시키는데 이것이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찬반이 분분합니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육아전문가이신 오은영 선생님과 [삐뽀삐뽀 119소아과]의 저자이신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 선생님의 의견에 따르면, 영유아기의 이른 외국어노출은 오히려 반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에 비중을 더 두고 계십니다. 모국어가 확립이 되지 않은 두뇌환경에서 유입되는 타 외국어는 아이의 언어발달을 저해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많은 아이들을 접하고, 또 양육 경험이 있으신 두 전문가의 의견이 분명히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가진 도화지의 옅은 밑그림이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그리고 외국어노출에 아이들을 위한 인성교육과 생활전반에 대한 규칙과 규범에 관한 교육이 빠져있다고도 가정하면, JJMOM 역시 아이들의 외국어노출은 초등학교 시기가 지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의 외국어노출에 아이의 취향과 발달속도, 주양육자의 피드백이 충분히 개입된다면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점은 주양육자의 충분한 피드백, 아이의 취향과 발달에 맞춘 적절한 양육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지나씨는 아이의 취향을 고려해 외국어로 영상물을 시청하도록 하는 것을 "유효노출"이라고 표현했는데, 만약 저자가 아이의 유효노출에 적절한 피드백과 양육환경을 제공해 주지 않았더라면 서연이의 언어적 센스가 아무리 좋더라도 같은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이 책을 읽었을까?

JJMOM은 언어를 전공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엄마로써가 아닌, 그저 개인으로써는 사람의 언어적 발달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희 아이들이 굳이 5개국어를 구사하길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아이들이 하겠다고 하면 바짓가랑이 붙들고 말릴 일은 아니지만, 엄마가 나서서 아이들이 원치않는 길로 억지스레 끌고가야할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JJMOM네 아이들은 영상매체를 접할 때 한국어로 보지 않습니다. 집에서 줄곧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만 매체를 접하던 첫째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반기를 든 적도 있었습니다.

 

"엄마, 우리집에서는 왜 한국말 티비가 안나와?"

 

티비에 연결된 유튜브와 넷플릭스 계정의 주인은 JJMOM의 사촌동생인데, 무늬만 한국사람일 뿐인 미국사람이라 기본으로 설정된 언어가 영어인 것이 어찌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텔레비전 화면에 온통 알파벳만 보이자 이내 포기를 하고 요즘은 가정보육으로 인해 더더욱 열심히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좋아하는 만화를 시청하거나 디즈니영화를 감상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좋아하는 디즈니영화는 영미권 온라인 서점을 뒤져 영화를 책으로 편찬한 원서를 사서 책장에 꽂아두었습니다. 책장 앞에서 놀면서 좋아하는 책들을 다 읽으면, 아주 가끔 해당 원서들을 가져와 읽어달라고하면 읽어줍니다. 이렇게 하는데도 아이들이 5개국어를 구사하길 바라는게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그래도 아니라고 대답해야할 것 같습니다. 

엄마는 그저 밑장깔기만 해줄 뿐, 결국 선택은 아이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필요해서 해당 언어를 학습하는 날이 오게되면 좀 쉽게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지금은 가장 큽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에 행여나 욕심이 끼어들지는 않을까, 또 지금 이렇게 하는것이 맞는지 검증받을 곳이 없어 참고하고자 [엄마표 다개국어]를 선택했습니다. 꽤나 두터운 책을 몇 달에 걸쳐 읽어보니 말이 늦되던 아이가 5개국어를 하게 된 과정과 아이가 그 길을 즐겁게 갈 수 있도록 치열하게 준비한 엄마의 사투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그저 영상매체와 책을 유효노출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체계성과 계획성이었습니다. 단순히 명마에 고삐를 묶어 물가로 끌고가 물을 먹도록 종용하는 형국이 아니라, 아이가 즐길 수 있도록 저자가 투자한 노력에 대한 내막(?)을 알기 전에는 결코 엄마의 치맛바람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충분한 인성교육과 아이를 최대한 배려한 양육환경, 기본적인 규칙과 규범에 관한 교육이 주어진다면, 아이들은 외국어를 습득하면서 얻게되는 플러스요인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어 문장도 논리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면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는 주변의 반응도 아이의 자신감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요.

우쭐해져서 같은 문장이나 어구를 몇 번 더 실생활에서 연습해보거나, 다른 상황에 대입해 보는 연습을 서슴치 않습니다. 이것은 작은 도전과 작은 실패로부터 얻을 수 있는 생활 속의 지혜와 예절, 그리고 작은 성취감과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요? 유명 자기개발서에서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부분이 여기에도 있습니다.

작은 성취감을 쌓으면, 큰 성취도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외국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도 작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 성취가 거듭되면 아이의 자존감과도 연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외국어능력이 자신의 존재와 동급이 되지는 않도록 양육자의 코칭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언어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일 뿐이니까요.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을,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취향에 맞춰 준비해 줄 수 있다는 용기와 팁을 주는 [엄마표 다개국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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