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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보육 5개월차, 그 장점과 단점(중간정리)

JJMOM 육아

by 더블제이맘 2020. 6. 16.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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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포스팅이 뜸하면 보통은 두가지 이유입니다.

마음이 문제이거나, 몸이 문제이거나.

JJMOM은 후자였습니다, 아니, 입니다. 지난 설연휴 즈음부터 시작했던 가정보육은 어느덧 4개월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아이 한명과 두명은 차이가 크죠. 곱절이 아니라 제곱 정도의 노력과 에너지가 투자되는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아이들과 아이들이 지내는 집안환경을 살피느라 정작 엄마를 살필 시간과 여유는 없었으니 드디어 올게 왔나봅니다.

너무 잘 먹어서(이 시대를 대표하는 확찐자 중 1명) 몸살은 안걸리고 담과 불면증이 찾아왔습니다.

이제 막 운전대를 잡은 초보 운전자처럼 앞만 볼 수 있다가 이제 겨우 시야가 좀 넓어졌습니다.

몸이 아프니 깨달음이 찾아오더군요, 마침 유치원에서도 전화가 옵니다.

 

"어머니~ **(첫째이름) 언제 등원시킬 생각이세요?"

 

주변 엄마들은 어쩌고들 계시나해서 돌아봤더니 반반으로 나뉩니다. 

몸이 아프면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기회가 되는가봅니다. 가정보육을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장점 1. 외부환경 노출이 줄어듦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안전

JJMOM네는 아이들이 너무 답답해하면 아이들의 양가 조부모님댁을 방문합니다. 외가와 친가 모두 도시 외곽에 주요활동하시는 거처가 한군데씩 더 있으셔서 방문하는 장소갯수로 따지면 4곳 입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조부모님들이 이용하시던 운동시설 등의 생활편의시설도 영업을 하지 않거나, 방문을 하지 않으시는 것으로 혹시나 가능성이 있는 3차 접촉은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계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JJMOM도 같은 공간, 같은 일상에 너무 지쳐서 아주 잠깐 글램핑을 꿈꿨던 적도 있었습니다. 적절한 장소를 한참 알아보던 중에 때마침 휴양시설을 이용했던 확진자가 있어 그 시도는 당연히 없었던 일이 되었지요. 그 이후로는 알아보는 것도 귀찮아져서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장점 2. 그리고 또 안전

아이들은 주양육자와 24시간을 함께 합니다. 그러다보니 좀 느슨해진 일상을 보내고는 있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알차게 드시고, 간식도 잘 챙겨먹습니다. 아이들은 촉각이 예민해 자연스레 과자보다는 포크로 집어먹을 수 있는 과일이나 떡, 빵, 구황작물류를 더 선호하니 불량식품에 대한 노출도 확연이 줄었습니다. 단체생활도 하지 않고 잘 챙겨 먹기 때문인지, 잔병치레 많던 첫째아들도, 한번 아프면 응급실은 무조건 다녀와야했던 둘째아들도 오히려 코로나 사태 이후로 아픈적이 없었습니다. 영유아검진으로 방문했던 소아과 주치의 선생님도 일주일에 두번 이상은 무조건 만났던 아들들을 너무 오랫만에 만나니 기쁘기도 하고 다행스럽다고 하실 정도입니다. 아이들이 아프면 부모는 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갑절로 힘이 드는데, 그저 건강히 이 시기를 잘 지내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장점 3. 가족과의 시간

우선 양적인 시간이 아주 많이 늘었습니다. 엄마는 항상 함께 있는 사람이여서 반기는 아이들의 얼굴을 많이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인지 퇴근하는 아빠를 반기는 아이들을 보면 질투가 날 정도입니다. 아빠가 출근하실 때면 아들들은 재밌게 놀다가도 장난감을 내던지고 현관으로 향합니다. 출근하는 아빠의 등에 일찍 오라며 쏟아붓는 첫째아들의 잔소리도 있고, 시국이 시국인지라 JJDAD는 기존의 퇴근 후 운동일정도 삭제하고 특별히 회삿일이 많지 않은 이상 대부분 일찍 퇴근합니다. 그러니 아빠와의 시간이 많아져 요즘 아이들은 본인들끼리 엄마와 아빠에게 부탁할 일을 나름대로 나눠서 부탁하곤 합니다. 엄마가 잘하는 분야와 아빠가 잘하는 분야가 극명하게 갈리니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분담이 되니 육아부담도 줄고 아이들도 아빠와의 시간을 특별히 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도 즐기는 눈치입니다. 

 

장점 4. 아이들이 자라는 시간

엄마들은 집에만 있어도 바쁩니다. 식사준비부터 정리까지만 하더라도 1~2시간은 금방이지요. 청소나 빨래도 아무리 좋은 기계가 있으면 뭐한답니까. 로봇청소기가 닿지 못하는 부분도 놓치지 않아야하고, 세탁기가 해준 빨래도 건조대에 널고, 잘 개켜서 옷장에 넣어줘야하는데 시간은 또 왜그리 빨리 달리는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하루종일 재잘댑니다. 어쩌면 JJMOM이 아이들의 간식을 자주 챙기는 것은 아이들이 유일하게 조용한 시간이여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물대는 입술을 가만히 바라만봐도 웃음이 나지만 아이들이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불현듯 느낄 때면 갖가지 감정이 소용돌이 칩니다. 유치원부터 운동수업까지 소화하느라 주말에도 바빴던 첫째아들은 어느새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르고 표정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엄마가 항상 곁에 있다는 사실이 주는 안정감이 예민한 첫째에게는 아주 크게 와닿았나 봅니다. 필요할 때마다 엄마의 품에서 쉬어 갈 수 있다는 장점은 덤이구요. 둘째아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형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서 생각보다 더 빨리 자라는 것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유치원에 있고, 어린이집에 있었다면 담임선생님들께서 보내주시는 사진으로, 코멘트로 접했을 내 아이들의 성장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아이들과 일상을 누릴 수 있음이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JJMOM 몸상태가 그 사실을 대변하고 있지요.

 

단점 1. 아이들 각자의 사회적 경험과 환경변화 기회 단절

둘째아들은 이제 막 두돌이 지난 터라 큰 환경변화나 사회적 경험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친구들에 관한 호기심과 관심이 높은 아이지만 단체생활을 시작하기엔 신생아시절부터 아파왔던 병력이 엄마를 주저하게 만들었고 건강과 대근육 발달을 돕는 체육활동 정도만 일주일에 한번 해오던 아이였습니다. 그런 아이에게는 사회적 경험보다는 다양한 환경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 기회가 단절이 된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내성적인 첫째는 다양한 친구들과 또래활동을 하면서 얻게되는 경험과 지혜가 많은 터인데, 사회활동을 시작해야하는 나이에 사회적 경험이 오히려 줄어들어 부모로써의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단점 2. 주양육자의 멘탈붕괴

JJMOM에게도 워킹맘과 전업맘을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9시 ~ 5시(9 to 5)가 있는 직장에 다녔지만 해외파트 부서에서 일했던 JJMOM에게는 사실 8 to 12 였던 적이 더 많았습니다. 직급이 올라가더라도 업무량과 퇴근시간에 큰 변화가 생길 것 같지않아 과감히 퇴직을 하고 프리랜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만, 첫째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던 초기시절에는 워킹맘으로써의 생활을 위해 육아서를 독파하며 준비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읽었던 책 중에 워킹맘이더라도 밀도있는 육아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주면 괜찮다는 구절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밀도있는 육아시간은, 비록 1~2시간이더라도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여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말하지요. 그런데 과연 지금의 JJMOM이 하고있는 육아의 질을 따져보면 얼마만큼의 밀도있는 육아시간이 될지, 그 시간이 1시간은 채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집니다. 

 

단점 3. 주양육자의 건강관리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JJMOM은 7년차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독박육아와 프리랜서를 겸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일은 사실 JJDAD도 반대했었지만, 활발히 사회생활을 하던 사람이 하루종일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아기만 케어한다는 생활 전반의 변화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물론, 퇴직도 제가 주도하여 결정한 것입니다만 생각보다 전업맘의 생활은 힘이 들었습니다. 육체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힘듦이 더 커서 시작하게 된 일이 프리랜서입니다. 그런데 육아와 프리랜서를 병행하니 몸에 무리가 오더군요. 육아라는 것이 개인시간 없이 케어를 주는 것에 집중하는 활동이고, 업무를 할 때는 또 다른 집중력을 필요로 하니 인풋이 없는 아웃풋은 언젠가 탈이 나게 되어있나 봅니다. 게다가 육아는 마라톤이라고들 하지요.

이번 시국에도 몇번의 열감기와 몸살로 선별진료소 입구까지 다녀올 뻔 했지만 천만다행히 그저 감기 몸살로 끝난 해프닝도 여러번 겪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불면증과 근육경직으로 인한 통증을 겪고 있습니다.

 

 

결론은?

 

적어보니 장점이 단점을 이겼습니다. 내심 단점도 장점만큼 있지 않을까 했는데 미취학 아동들을 케어하는 엄마 입장에서는 가정보육이 갖는 단점이 그리 크지 않았나 봅니다. 취득해야하고 숙지해야하는 지식의 양보다 배워야할 사회적 규범과 규칙이 더 많은 아이들을 케어하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보다는 가정에서 제대로 배워서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가정'이 갖는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 입각한 학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러한데 사회적 움직임도 계속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조심스레 시도한 개학으로 학생들의 확진 소식도 지속적으로 들려오니 첫째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별도의 설문을 진행할 정도로 엄마들 사이에서는 갈등의 대상입니다. JJMOM이 개인적으로 정리해 본 장단점과는 별개로, 정작 첫째아들의 의견을 물어본 적이 없어서 유치원 설문내용을 기반으로 의사를 물어봤습니다.

마스크를 하루종일 착용하고 있어야하는 것 등의 기본적인 유치원 생활수칙도 설명해주고, 대신 얻을 수 있는 어드밴티지, 보고싶던 친구들과의 만남 등에 관한 내용도 알려주었습니다. 한참을 생각하던 첫째아들은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고 있으면 너무 힘들 것 같다고 좀 답답해도 집에 있는 것이 더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합니다. 

사회적 흐름과, 당사자의 의견, 게다가 부모의 생각까지 모두 일치하니 이제 답은 정해졌습니다.

 

앞으로 멘탈을 더 단단히 부여잡아야겠습니다.(깊은 한숨)

 

 

사람없는 곳만 찾아다니는 것을 곤충관찰하느라 눈치못채줘 고마운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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