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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과 가정보육의 그 어디즈음-고산골 공룡공원과 산책로

JJMOM 육아

by 더블제이맘 2020. 6. 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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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상태에서 학교들은 개학을 했고, 보육기관과 유치원도 5부제, 2부제 등의 제도를 도입하여 아이들이 기관을 비교적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서서히 사회적거리를 좁히고 있습니다. JJMOM네에는 유치원생 1명과 어린이집 입소예정 아동이 1명, 이렇게 미취학아동이 두명이라 개학에 대한 압박이 현재까지는 심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미취학아동과 초등 저학년에 대해서는 가정보육 또는 교육도 체험학습으로 인정해 7월까지는 출석률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현재 사태를 잘 극복해나가고 있던 국가들 중 개학의 타격을 입었던 싱가포르의 예제도 있었지요. 이제 막 개학을 한 시점이라 저희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보고자 4개월 차 가정보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정보육은 엄빠의 불안감과 아이들이 가지는 안정감, 그리고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집에 있는 것을 더 원해 지속해가고 있긴합니다만, 날씨는 점점 활동하기 좋아지는데 생활반경에는 변화가 없으니 한창 뛰어다녀야하는 아들들은 점점 답답해지나 봅니다. 집에서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면서도 예전에 했던 활동들이 점점 생각이 나는지, 수영장은 어떠냐, 바다를 갈까 등의 타협점을 찾고자 설득을 해오는 상황이 잦아졌습니다. 엄마는 집에만 있어도 하루종일 바쁘지만 아이들은 바쁜 엄마를 지켜보며 장난감으로 노는 것도 슬슬 지겨워하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에 가까운 녹음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빌딩 숲에서 녹음으로


돌이켜 보면 JJMOM은 자의든 타의로든 산이나 산책로를 가면 숨을 크게 들이쉬고, 함께한 사람들과 큰 나무 그늘을 찾아 모여서 함께 이야기도 하고 목도 축여가며 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집 뒷편에도, 그것이 아니라면 가까운 곳에 산이 있었고 덕분에 집을 조금만 벗어나도 상쾌한 산바람과 나무향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되고나서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의 원래모습인 초록과 자연색을 보여주고자 하니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되더군요. 그렇게 간 곳에서도, 녹음에서 마저 맘껏 숨을 들이키지도 못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건 이젠 당연한 얘기가 되었습니다.


흙길보다 더 넓은 아스팔트를 밟고 낮은 산의 산책로를 꽤 오래 따라가면 공룡공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산책로가 끝날 즈음이면 공룡공원에서 들려오는 공룡소리가 오랫만에 이렇게 오래 걸어보는 아이들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지쳐서 한번즈음은 안아달라고 할 법한 둘째아들도 형의 손을 잡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니 그 사이 제법 많이 자랐나봅니다.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보내는 사이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납니다. 건강하게 엄마아빠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제법 큰 공룡들이 우렁찬 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내니 둘째는 드디어 엄마에게 안겨옵니다. 무서워를 연발하는 둘째는 품에 안고 첫째가 멀찍이 공룡들을 세심히 관찰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첫째가 무서워하던 시절도 그리 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자랄 동안 엄마는 마음이 얼마나 자란걸까요?

실감나는 공룡사이즈와 소리는 만족스럽지만 그늘이 한 곳도 없어 벌써 더워진 날씨에 오랫동안 머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엄마, 다 좋은데 너무 더워."라며 다시 차로 돌아가자는 첫째의 말에 그렇지않아도 무서워하는 둘째가 안쓰러워 얼른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이들이 제법 잘 걷는다면 아빠가 없어도, 아이들과 함께 운동할 생각으로 다녀온다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가벼운 산책로와 볼거리였습니다.


엄마, 공룡은 왜 사라졌어?


그 질문에는 정확한 답변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실제로도 가설들만 존재하며, 가장 확률이 높은 가정이 있을 뿐이라 사실대로 설명을 해주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해 그렇게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첫째아들이 사람도 공룡처럼 될 수 있냐고 되물어옵니다.
글쎄요, 어떨까요?

우리네 삶은 점점 더 편리해지는 것 같습니다. 타 국가 상황이야 다를 수 있겠지만, 속도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답답한 것과 불편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비스도, 사후 고장문제 처리도 속도가 빠르고 정확하기로 유명하지요. 그래서 발전도 빨랐고 타격을 입은 경제상황을 되돌리는 일도 빨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발전과 상반되는 단어를 찾자면 "자연" 인 것 같습니다. 귀차니즘이 상당히 심한 편이라 편리한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살아왔지만, 이번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며 엄마라는 역할을 수행해보니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첫째가 한창 단어를 배우던 시기에 '미세먼지' 라는 단어를 배우게 한것도 미안했는데, 둘째가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형과 함께 말하며 소통하는 것을 본 엄마입장에서는 이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가를 고민하는 시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편리함과 속도만 찾던 어른들이 만들어놓고 변화시켜 둔 지구의, 자연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아이들이 겪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귀갓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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