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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둘맘 첫 도전 @민뷰티샵

JJMOM 일상

by 더블제이맘 2020. 6. 2.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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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그럴 때가 있다.
여태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해볼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던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게되는 순간이.
꽤나, 아니 지극히 충동적이여서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않았지만 그저 잘 될것이라는 직감만으로 밀어붙인 일이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초래하는 순간이.
그리고 아주 우연의 일치로 이 두 가지 순간들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날이.
JJMOM에게도 그날이 있었다. 바로 오늘.

어린시절 원인불명의 피부병을 앓았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염증부위마다 주사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결과론적으로는 성공이었지만 그때부터 였을까, 피부에 닿는 주사바늘이 트라우마로 남겨졌는지 피부과병원이 치과보다 더 무서웠다. 7년여 직장생활을 하면서 풀메이크업을 하지 않았던 적은 임신 막달즈음이 전부였지만 바늘이 들어가는 반영구화장은 엄두를 못내는 장르 중 한가지였다. 4킬로그램에 육박하는 첫째를 27시간 진통으로 낳고서도 "따끔" 하다는 소리에 점도 제대로 못빼고 피부과를 뛰쳐나오듯 했었더랬다. 분명 그랬었는데, 뼈를 뒤트는 산통을 두번 겪고나니 어디선가 호랑이 기운이 솟은것인지, 아니면 장기화 되고있는 가정보육이 뚜껑을 열리게 한 것인지도 몰랐다. 어제까지도 아무생각 없던 내가 4시간 후 방문을 목표로 뷰티샵에 예약을 하고있었다니!


엄마사람이기 전에 여자사람


하루 중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부엌에서 보내기에 회원권을 끊어놓고 다니던 네일샾을 가지 않은지도 어언 6년차가 되었다. 게다가 7년 차 풀메이크업 경력이면 다른 사람 얼굴은 자신없지만 스스로의 얼굴만큼은 거의 변신술 수준으로 바꿀(?) 수 있어서 굳이 돈과 시간을 투자해가며 아픔을 겪고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 경력이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육아. 아들 둘은 엄마가 아주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에도 상상치 못한 전개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다. 때문에 화장대에 우아하게 앉아 단계별로 얼굴을 변신시킬 여유를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아들 둘을 낳기전에는 결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아들 둘보다 먼저 일어나 샤워에 꽃단장까지 마치기엔 저질체력과 게으름이라는 거대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울을 마주하게 될 때면 생각나는 사실, 내가 여자라는 것.


첫 경험의 중요성


스스로의 여성성에 대해 그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도 나름대로는 고민이 깊었던 모양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행동력은 대책없이 별다른 사전조사도 없이 오며가며 몇번 봤던 그곳으로 예약을 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사전정보라고는 딱 하나, 망하면 짱구가 된다는 것.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예약을 하면서도 반쯤은 도박을 하는 기분이었다. 예약시간에 꼭 맞춰 퇴근해서 온 JJDAD에게 별다른 설명도 해주지 못하고 아이들을 맡겨둔 채 영혼을 챙길 겨를도 없이 도착했다. 그리고 베드에 누워서야 알게된 소요시간. 예약 시 미리 희망시술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게 되어있어 가타부타 얘기할 필요도 없이 도착부터 베드에 눕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기에 편하기도 하고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던 전처리과정이었다. 기왕 하기로 마음먹은 김에 화장대에서는 선크림만 바르자는 생각으로 속눈썹펌도 하고자 했지만 시술시간이 1시간 이상이 예상된다니 집에서 기다릴 아이들 생각에 몸이 저절로 일으켜졌다. 그래서 가장 두려웠지만 핵심이었던 반영구 눈썹 시술을 목표시간을 정해두고 시작했다.


성공이냐 실패냐, 그것이 문제로다


식당에서도 몇 가지 요리들이 있더라도 보통은 주력메뉴가 있기 마련이다. 민뷰티샵도 그렇지 않을까 했었다. 건물 전체를 뷰티샵으로 사용하는 이곳은 그저 스쳐지나갈 때는 보지못하던 것들이 오늘에서야 보였다. 지하의 뷰티교육센터부터 층별로, 섹터별로 나눠진 토탈뷰티샵의 내부는 가히 놀라움이었다. 스스로를 가꾸는 일에 푹 빠져있다가 또 너무 갑작스레, 생각보다 오랫동안 멀어져 있었더니 그 괴리가 한 순간에 다가왔다. 네일/페디섹터와 브로우바를 사이에 둔 리셉션 데스크에서 마취크림을 꼼꼼히 바르고 부디 아프지않게 되길 기다리고 있는 사이에 좁고 많이 보였다. 뷰티샵에서 마스크를 벗지않고 필요한 부위의 뷰티지수를 채우는 광경도, 또 어느 곳 하나 크게 부족함 없이 곳곳의 뷰티지수를 만족시키는 모습들도 생각하지 못했고 기대 이상이었다.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가운데에서도 사전지식의 부재로 인해 시간이 촉박했던, 부족하기 그지 없는 JJMOM을 잘 다독여 눈썹 디자인부터 빠르고 디테일한 시술, 중간중간 냉찜질을 겸하면서도 꼼꼼한 사후체크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과정이었고 첫 경험이었다. 브로우바를 책임지고 있는 듯했던 뷰티디자이너는 빠르고 꼼꼼하게 얼굴 전체의 균형과 눈썹을 맞춰내고 정성스레 밑그림을 그린 후에 최대한 서비스 수혜자를 배려해주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깨달았던 것은, 우량아 둘을 자연분만으로 낳고나니 못할 것도 별로 없더라는 것이었다.


경험치를 +1 획득하였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많이 겪어야하고 많이 보고 배워야한다고 했나보다. 이래서 경험은 중요하며, 도전정신도 높이 사야한다고 했나보다.
지극히 부족했던 사전조사와 정보에 비해, 시험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았음에도 답안지에 줄을 세우다 배점이 높은 어느 문제를 맞춰버린 것 처럼 오늘의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우연히 좋은 샵에서 우연히 실력이 좋은 디자이너를 만난 덕분에 시술내내 거의 아프지 않았으며, 짱구가 되지 않았다는 것과 뷰티샵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는 지금의 일상처럼 코로나 사태는 우리의 일상을 앞으로도 많이 변화시키겠다는 것을 느낀 경험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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