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파티를 기준으로 크게 분류하자면,
파티를 준비하고 주최하는데에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고,
파티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는 사람들이 있다.
JJMOM과 JJDAD는 두번째 부류의 사람들이다.
(정반대 성향의 사람들이 결혼하더라도 생활밀착형 공통점이 몇 가지 있으면 잘 살 수 있다고 믿는다-는 우리 얘기, 으리!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두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두 아드님들 되시겠다.
그리고 그 두 분 중에 첫번째로 태어난 아들의 생일이 다가오는 지난주, 어떤 5번째 생일이 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생일파티를 하고, 적어주는 선물을 갖고싶어."
!!!(현실은 이것보다 3배의 놀람이 있었다.)
생.일.파.티
키즈카페 대여도 안되는 요즘 같은 때에 생일파티라고 하셔서 좀 더 디테일한 정보를 요구했더니 다행히도 참석자는 가족만 있으면 되지만 풍선이 많은 파티를 하고싶다고 다시 한번 어필해온다.
(아들 둘 키우다보면 풍선에 진절머리가 나는 순간이 오는데 그게 요즘이다.)
생일이 4일 남은 시점, 믿을 건 로켓배송 뿐.
살면서 로켓배송을 이렇게 초조하게 기다려보기도 처음, 과하게 많이 산 풍선과 공예용 철사, 풍선꽂이, 파티용 커튼이 도착했다.
급하게 준비하는 터라 주변 지형지물(?)을 잘 활용해야 했고, JJMOM네 거실에는 티비 대신 책장이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게 어찌나 다행스럽던지.
3.2밀리미터 두께의 공예용 철사 두줄을 꼬아 아치형으로 만들고 책장 속 책을 이용해 철사를 고정시켰다.
그리고 철사를 풍선으로 빼곡하게 메워가는 작업을 원래는 두번 하려고 했으나,(의도 강조)
너무 힘든 관계로 한쪽만 했다.(아들, 미안)
미처 아치형을 완성시키지 못한 한쪽은 혹시나해서 구매해 둔 풍선꽂이 두 세트로 채워넣으니 그럴싸해졌다.
(지구력이 바닥인 JJMOM 스스로를 잘 아는 편)
이제 아치형 철사를 메워야하는데 풍선을 한개씩 묶을 수도 없고해서 고무의 마찰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우선 풍선끼리 묶어준 다음,
철사에 풍선끼리 한번 더 꼬아주니 고정이 되는것이 아닌가!(할렐루야!)
그렇게 아치형 철사를 다 메워갈 때 즈음, 철사가 점점 바닥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방법은 역시 주변 지형지물 !
JJDAD의 아이디어로 디자인된 책장에는 전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덮개에는 작은 나사들이 있었다. 그곳에 철사를 고정시키는 것으로 결정 !
해프닝 끝이 완성된 결과물은,
빅픽쳐도 없이 잘 도와준 JJDAD와, 만지고 싶은 것들 투성이인데도 형아가 서프라이즈로 올 때까지 잘 기다려준 둘째아들, 그리고 고생한 나에게 이 영광을 돌립...?!
1. 아들이 둘 이상이라면 풍선꽂이는 추전하지 않음 : 사진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칼싸움의 도구로 변질됨. 결국 힘을 못이겨 얼마가지 않아 부러지므로 오히려 위험할 수 있음.
2. 컨페티 풍선은 최대한 빨리 터트려 없애야한다 : 없는게 최선이지만, 예쁨을 위해 포기할 수 없다면 파티가 끝나고 곧장 없애버려야(?!)풍선이 터져서 컨페티가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모습을 목격하지 않을 수 있음.(뒷목주의)
3. 아들은 결국 예쁜게 소용이 없다 : 데코보고 "와~"하는건 찰나의 순간.
하지만, 둘째의 생일도 곧 다가오고 있었다.
(전쟁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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