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날,
하지만 아직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할 때.
선물증정식은 했고, 기분전환이나 할까하여 보일곳도 나갈곳도 없지만 시기에 맞춰 스스로를 다듬을 줄도 알아야하기에 "아들들의 머리하는 날"로 정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아무 곳은 갈 수 없고 아이들이 갈 만큼 안전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우선,
1. 예약제
2. 동시간대 다른 손님 예약을 받지 않는 곳
3. 환기가 잘 되고 손님이 떠날 때마다 소독이 이뤄지는 곳
4.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아이들 헤어를 잘 만지는 곳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되는 곳은 흔하지 않았다. 몇 군데를 추리고 추려 집에서 그리 멀지 않고 주차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 곳을 힘들게 찾았다.
헤어샾에 들러야하는 일정이 생기면 가장 먼저 챙겨드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태블릿과 스피커이다.
헤어샾에는 보통 배경음악들이 존재하는데 태블릿 자체 사운드가 묻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블루투스 스피커도 따로 꼭 챙겨가야 사운드에 대한 불만이 없이 순순히 머리카락을 내어주신다. 태블릿이 없던 시절에는 어찌 아이들을 미용실에 데리고 다녔을까 싶다.
헤어스타일링
처음엔 범세계적으로 다른 집 아들들의 헤어스타일링을 검색하고 그 중 몇 가지는 시도도 해보았더랬다. 그렇게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깨달은 점은, 결국은 아이가 자라면서 유전적 특성이 머리카락에 완연히 자리잡게 되면 그 머리카락의 특성에 맞게 머리모양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도 편하고 관리해주는 부모도 편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격도 생김새도 다르지만 머리카락 특색도 다른 JJMOM네 아들들은 헤어스타일링도 달라야하는데 디자이너 선생님이 귀신같이 캐치하신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 때의 세상 속시원함이란.
머리하는 날
요즘은 아이들의 헤어스타일링에도 부모는 물론이고 조부모의 관심도 쏟아지다보니 갖가지 미용용품들을 많이 보았다. 자동차 모양 의자는 기본이거니와 아이들을 위한 보조의자, 태블릿 전용 트롤리까지.
하지만 머리카락을 길러도 되는 여자아기들을 제외하고, 머리카락 특성상 계속 기르기 힘든 남자아기들은 주기적으로 머리를 다듬어줘야하는데 소위 말하는 바리깡 소리가 귓가에 가까워지면 울음을 터트리는 아가들을 무수히 봐왔다.
그도 그럴것이, 작은 몸으로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에 둘러싸여 아무리 좋아하는 자동차라 할지언정 포근하고 따뜻한 엄마아빠 품에서 떨어져 덩그러니 혼자 앉아있는 것도 불안하고 무서운데 갑자기 귓가에 들리는 기계음이라니-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울음이다.
JJMOM은 첫째가 어릴 때에도 헤어샾을 자주 들르는 편이었지만 아이가 준비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때까지 아이를 안고 의자에 같이 앉았다. 엄마에게 안겨서 가위질로 머리카락을 정리하면 디자이너 선생님은 힘들고 각도도 잘 안나오는 것을 알지만 아이는 훨씬 안정감있게 머리카락을 정리할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게 처음의 기억은 언제나 중요하기에 매번 디자이너 선생님께 그렇게 양해를 구해가며 거듭 죄송하다는 인사를 할지언정 같은 방법을 고수했다. 그리고 22개월인 둘째는 여전히 엄마 품에서 머리카락을 자른다. 오늘도 디자이너 선생님께 먼저 양해를 구했더니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여 주심이 어찌나 감사하던지.
어렵게 찾아서 예약하고 갔는데 도착하고 난 후의 과정은 너무나도 쉽고 자연스러웠다.
성분이 좋은 샴푸로 마무리까지 케어받고 다시 차에 탄 아들들은 타이밍 좋게 잠이 들어주니 마무리도 아름다운 머리하는 날이 되었다.
엄마아빠 마음은 그저 미안하지만 유연하게 넘어가준 아들들에게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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