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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날고자 하는 자만이 날 수 있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JJMOM 책장/JJMOM네 어른책

by 더블제이맘 2021. 5. 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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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입니다. 무탈히 잘 계셨는지요?
본의 아니게 쉼표를 찍었는데, 역시나 본의 아니게 많이 길어져버렸습니다.
책도 읽고, 요리도 하며 지냈는데 최근에 읽었던 인상깊었던 책이 있었어요.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라는 책입니다.

제목도 참 독특하지요?
우연히 들렀던 도서관에서, 우연히 지나가다 손이 멈췄던 책이었습니다.
가볍게, 빨리 읽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대여를 했지요.

Never judge a book by its cover.


옛말에는 틀린 말이 없나봅니다.
책도, 사람도 겉만봐서는 알 수가 없다지요. 이 책도 역시 그러했습니다.
루이스 세뿔베다(Luis Sepulveda) 라는 칠레출신의 라틴문학 거장이 쓴 소설을 제가 몰라뵈었더라구요.
소설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라틴 문학은 확연히 그 색깔이 독특합니다.
라틴계 음악을 들으면 단전에서 올라오는 신남이 느껴지듯, 문학에서도 특유의 낙천성이 글을 통해 드러나는 듯 싶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전달하는 메세지는 분명하지요. 낙천성과 진지함이 만들어내는 갭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갈매기와 고양이


개연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존재들이지요? 어찌보면 천적인것도 같습니다.
덩치가 큰 고양이라면, 비둘기도 낚아채는데 갈매기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그런데 여기서는 둘도 없는 협력관계를 형성합니다. 켕가라는 갈매기가 사냥을 위해 잠수했다가 기름띠 가득한 바닷물에 휩쓸리는 것에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알을 낳아야한다는 일념으로 어렵사리 착지한 곳이 검은 고양이, 소르바스가 머물고 있는 집의 2층 테라스였습니다.소르바스는 모험심과 호기심이 강한 고양이였나봅니다. 어미로부터 독립도 되기 전부터 어미 품을 벗어나 모험하는 것을 즐기다 펠리컨의 먹이가 될뻔 했던 것을 어린 소년이 구해줘서 정착하게 되었거든요.그렇게 켕가가 남기고 간 알을, 소르바스는 깨서 맛있게 먹을 법도 한데 소중히 품어줍니다. 고양이 의회에 소속된 고양이 친구들까지 합세해서 말이지요. 그렇게 태어난 알은 역시 고양이들의 엄호를 받으며 건강히 생활하고 자라 이제 날개를 펼쳐야 할 시기가 됩니다. 하지만 어린 갈매기를 키우고 돌보아 온 이들은 태생부터가 다른 고양이들이지요.

오직 날려고 노력하는 자만이 날 수 있다


날개를 갖고 태어나지도 않아서 날아다닌다는 것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존재들에게서 비행을 배워야하는 어린 갈매기는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나는 모습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는데, 날아야하다니요.
두 다리로 여태 잘 지내왔고,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는데, 굳이 날아야할까 생각도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주변에서 노력해주는 고양이들을 보며 수차례 시도를 해보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죠.
역시 어린 갈매기의 의지도 나약해져만 갑니다.
하지만 그런 어린 갈매기를 고양이들, 특히 소르바스는 잘 다독여줍니다.

너는 우리와 달라, 틀린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것이야.  
그리고 넌 할 수 있어. 숨을 크게 쉬고 너의 주변을 느껴봐.


라고 말이죠.
참 다정하고 따스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말이지요?
그리고 고양이들은 다른 종족의 힘을 빌리는 것에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다른 종족은 바로 인간이지요.
서로 다른 존재들의 협력과 노력으로 결국 어린 갈매기는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구요.

 

8세부터 88세까지 읽을 수 있는 소설


책 표지 뒷면에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장을 덮을 때, 저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아이들이 읽었다면, 서로 다른 존재에 대한 인정과 협력에 대해 배웠을 것 같고,
어른들이 읽었다면, 각자의 역할에 맞는, 경험에 맞는 따스함과 배려를 배웠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엄마의 마음으로 읽어보니, 엄마가 이끌고 가는 방향이 갈매기에게 고양이의 방식을 요구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갈매기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네발로 뛰고, 달리며 육지의 동물을 사냥하는 방법을 가르치는건 무의미하기도, 무모하기도 할테니까요.
그리고 고양이가 갈매기에게 나는 것을 독려할 때 취했던 입장과 자세들은 엄마로써 다분히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랑과 따스함은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가장 바라고 필요로하는 요소들이겠지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되면 그때는 소장해서 아이들과 계속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였습니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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