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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둘육아] 다시 집으로, 그리고 가정보육 루틴

JJMOM 육아

by 더블제이맘 2020. 12. 19.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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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죠?

평소에도 물론 그렇지만 요즘같은 때는 더더욱, 안녕하셔야해요.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인사를 하네요.

 

2020년도는 가정보육으로 시작해서, 가정보육으로 마무리를 해야하나봅니다.

이제 겨울방학시즌인데, 그렇지 않아도 겨울잠 자는 아기곰들처럼 따스하게 쉬어가는 시즌이지만, 올해는 좀 다른 개념으로 따스하고 안전하게 쉬어가야하는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저희도 어렵사리 시작한 단체생활을 다시금 거둬들이고 겨울방학보다 좀 더 이른 방학을 했어요. 서울, 경기권역에서는 휴원이 이어져서 강제로 가정보육을 일찍 시작하신 분들도 많았지만, 이곳은 환자수 증감률이 크지 않아서인지 조용히, 조심스레 단체생활과 사교육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부모마음에, 행여나 건강에 해로울까 조심하게 되네요. 그렇게 올해 단체생활은 3개월을 채 채우지 못하고 마무리 되나봅니다.

 

다들 집에서 아이들이랑 어떻게 하루를 보내시나요?

처음엔 정말 멘탈이 붕괴되는 것 같더라구요. 뭘 해야하나, 뭘하면서 시간을 보내야하나, 그냥 시간만 보내면 되나, 등등 생각도 마음도 어찌나 복잡하던지요.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아무래도 단체생활을 할 때 처럼 루틴을 짜서 생활하기 어렵잖아요. 특히나 미취학아동들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죠. 가정보육을 이어오면서 행여 다시 시작하게 될 단체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질까봐 올해 상반기에 나름대로의 루틴을 짰었어요. 그리고 그 루틴을 다시금 이어오는 중이구요.

루틴은 아직 단체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둘째아이보다 첫째아이에게 중점적으로 맞춰져있고, 둘째아이는 어깨너머로 보며 익히는 수준으로만 하게 뒀어요.

 

가정보육시기 루틴

1. 아침식사(9:00 ~ 10:00) 

엄마만의 시간은 육아퇴근 후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죠. 아이들과 떨어져있는 시간이 1도 없는 경우에는 더더욱이요.

그래서 주로 육퇴 후 개인시간을 보내고 나면 수면시간 확보를 위해서 예전 출근 때에 비하면 다소 늦은 시각에 기상을 합니다.

개인정비와 아이들 아침준비를 거의 동시에 하는 편이예요. 팬케익과 스크램블에그, 디저트를 준비해주고 아이들이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샤워를 하거나 하는 식이죠. 둘째가 혼자 식사하기에 어린 편(29개월)이긴 하지만, 첫째아이가 동생을 잘 케어하는 편인데다 둘째아이도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고 스스로 먹는 것도 즐겨서 혼자 둬도 본인 앞 접시에 담긴 음식은 알아서 잘 먹더라구요.

 

2. 미술/음악 관련 활동(10:00 ~ 11:00)

엄마는 아침을 먹지 않냐구요? 아이들이 밥을 먹고 있는 동안 저는 주로 개인정비를 끝내고 합류해서 같이 먹습니다.

아이들은 밥 먹는 것에서도 그날의 컨디션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밥 먹는 모습은 꼭 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어떻게 먹는지 볼 수 있고, 그리고 식탁정리를 돕는 것 까지 알려줄 수 있어서예요.

그리고 나면 아이들의 개인정비(양치, 손씻기, 세수 / 필요에 의하면 샤워)를 마치고 스케치북, 크레용, 물감, 그리고 피아노가 근처에 있는 테이블로 갑니다.

원하는 그림을 그리거나, 도레미도 모르지만 피아노를 뚱땅거리며 건반을 눌러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소리를 만들어내며 시간을 보내도록 둡니다.

엄마는 곁에서 항상 머물러야죠. 같은 활동을 하는 경우는 아이들이 요청할 때는 제외하면 저는 그냥 제가 하고싶은 일들을 하거나, 필요한 일들을 합니다. 오전 시간엔 주로 청소를 하느라 바쁘지요.

 

3. 간식, 자유놀이를 빙자한 청소시간(11:00 ~ 12:00)

아이들의 집중력은 그리 길지 않지요.

첫째아이의 경우에는 이제 6살이니 제법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거나, 그림 그리는 동안 들으라고 틀어둔 노래를 듣거나, 피아노를 뚱땅거리는데에 한시간 정도를 보냅니다. 둘째아이의 경우에는 형아가 하는 일도 궁금하지만, 장난감과 미술활동 사이를 오가며 곁을 맴돌아요.

이제 그림도 좀 그렸겠다, 아드님들 출출하실 시간입니다. 과일이나 시리얼 같은 종류를 간식으로 식탁에 올려두면 아이들은 알아서 찾아 먹어요. 먹는 행위는 식탁에서만 하는 것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먹는 동안은 꼭 식탁에 머물면서 먹고 온답니다.

그리고나면 둘째아이가 오가며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눈여겨 봤던 첫째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요.

하지만 엄마는 가만히 아이들이 놀게 두지 않습니다. 좀 전에 엄마는 청소하느라 바쁜 시간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아이들에게도 밀대자루에 정전기포나 젖은 걸레를 끼워 하나씩 쥐여줍니다. 

청소가 제대로 되는지는 중요치 않지요.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것, 생활하는 공간을 관리하는 법을 알아야한다고 생각하기에 밀대걸레를 쥐여주기 시작했는데 본인들도 아직까지는 즐기고 있습니다.

 

4. 워크북(12:00 ~ 12:30)

첫째아이는 청소가 끝나면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워크북을 합니다.

어떤 워크북인지는 따로 더 자세히 소개를 하기로 하고, 5~6 종류의 워크북을 커리큘럼에 맞게 3~4권을 섞어서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한번에 4장 정도의 분량을 정해두고 워크북마다 적용해서 하고 있어요. 

처음엔 둘째아이의 방해에 첫째아이 집중력이 너무 흔들리는 것 같아서 미술놀이를 하던 테이블에서 워크북을 하곤 했더니 둘째아이가 너무 형아 옆에 있고싶어 하더라구요. 그래서 식탁에서 워크북을 하면 둘째아이가 노는 장소와 동선도 그리 멀지 않고, 형아가 다 풀어서 더이상 펼쳐들 일이 없는 워크북 한두권 쥐어주면 덩달아 열심히 낙서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5. 영화감상(12:30 ~ 13:30)

열심히 청소했고, 할일도 끝냈으니 이제 좀 쉬어야지요.

저희는 티비를 결코 그냥 보여주지 않아요. 첫째아이가 왜 보고싶을 때마다 보면 안되냐고 묻기에,

"하고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을 구분해서 해야하는 일을 먼저해두면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해줬어요.

워크북에 따르는 포상이 무조건 티비는 아니지만, 아이에게 설명한 대로 굳이 카테고리에 포함시키려면 하고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이 명확하니 자연스레 수순이 그렇게 되더라구요.

영상매체는 영어로 재생이 되고, 호흡이 긴(한 컨텐츠 당 재생시간이 긴) 컨텐츠를 찾습니다. 주로 영화죠.

일전에 유효노출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었지요?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거부반응이 심하거나, 어제 영화감상을 했었다면 애니메이션으로 권해주는 유연성도 보여주어야지요. 애니메이션도 가장 우선은, '영어로 재생이 되는 것' > '한국어로 재생되는 것' 으로 권합니다.

아이들이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동안, 엄마는 얼른 점심을 준비해야하죠.

 

6. 점심식사(14:00 ~ 15:00)

아이들 식사는 왠만하면 직접 챙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식재료와 음식의 간을 맞춰서 하기에도 부모만한 사람이 있을까 싶은 생각에 지치고 피곤해도 움직이게 되더라구요.아이들은 스스로 먹고, 먹은 그릇은 싱크대에 넣도록 알려주었는데, 첫째는 이제 완성형이고 둘째는 알려주는 중입니다.

 

7. 낮잠시간(15:30 ~ 17:30)

유치원을 갈 나이가 되면 더이상 낮잠을 자지 않으려고 하더라구요. 어린이집에서도 낮잠 안자고 놀고싶어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낮잠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요.첫째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던 시절에 담임선생님은 아이가 낮잠시간에 꼭 눈을 말똥하게 뜨고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러다 어느날 일정 상의 이유로 아이를 하원시간보다 조금 일찍 데리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낮잠은 역시 안잤다고 하시더군요. 차에 타서 간단히 간식을 먹은지 5분이 지났을까요? 카시트에서 떡실신하신 첫째아이를, 그리고 그렇게 개운하게 자고 일어나서 밥도 잘 먹고, 밤잠도 여전히 잘 자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지금까지도 왠만하면 낮잠을 자거나, 도저히 잠이 오지않더라도 누워서 휴식을 취하게 해요. 본인이 필요하면 낮잠을 자기도, 정말 뜬눈으로 두시간을 누워있기만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 컨디션 조절에도 그게 좋더라구요.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 아이들이 쉬어야 엄마도 쉴 수 있습니다!

 

8. 에피타이저, 그리고 자유놀이(17:30 ~ 18:30)

둘째아이가 깰 무렵에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둡니다. 옥수수, 고구마 같은 구황작물을 찌거나 굽기도 하고, 만두를 찌거나 아니면 과일, 요거트, 푸딩 등을 준비해놓기도 하지요. 아이들이 낮잠 후에 엄마에게 오랫동안 칭얼대지 않고 빨리 독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데에는 맛있는 간식이 최고더라구요. 엄마 품에 오래 머물러주는 지금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순간인 것은 알지만, 아들들이 자랄 수록 칭얼댐이 버거워지더라구요. 아들들의 신생아적 사진을 들춰보는 시간은 길어지구요. ^^;아이들이 간식을 먹고 장난감을 갖고 노는 동안 얼른 저녁을 준비해요. 그런데 일전에 한번 심리적으로 바닥을 치던 시기가 있었잖아요? 그 후로 JJDAD는 하루에 한번은 직접 요리를 준비하거나 밖에서 준비된 요리를 가지고 와줘서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하는 시간도 늘었습니다. 

 

9. 저녁식사(18:30 ~ 20:00 혹은 21:00)

저녁식사는 좀 오래하는 편입니다. 가족 모두가 모여 앉는 시간이기도 하고, 식전주를 곁들이는 경우도 많아서 아이들도 식사와 디저트, 음료를 먹는 시간까지하면 다소 긴 편이지요. 둘째아이는 여전히 어려서 식사 - 디저트 - 음료로 가는 단계마다 장난감을 보러 다녀오지만 첫째아이는 주로 식사시간 내내 자리를 지켜요. 식사시간에 자리를 지키도록 알려주는 것도 1년 ~ 2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던 것 같아요. 둘째아이는 여전히 진행중이고, 5살 즈음이면 완성형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10. 마무리

저녁식사가 일찍 끝나는 날엔 저녁 9시 30분까지 자유놀이를 하고 장난감 방을 아이들이 정리합니다.정리하는 영역은 첫째와 둘째가 각각 정해져있어서 정해진 카테고리의 장난감들을 제자리에 넣도록 되어있어요.첫째아이 기준으로는 20분 ~ 30분 정도 걸려서 정리가 마치는대로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지요.둘째아이의 정리영역도 도와주진 않습니다. 아이가 분류하는 방법을 익히는데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책임감을 배워야한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도와주지는 않고 옆에서 지켜봐주거나 주변에서 다른 일들을 하며 지켜보는 편입니다.아이들이 잠드는 방은 엄마아빠가 잠드는 방과 달라서 각자의 침대에서 각자 잠을 자요. 그 순간이 바로 그, 영예롭기까지 하다는 육아퇴근의 순간이지요.

 

원래는 자유시간, 요즘은 추가 워크북 시간으로 활용하는 첫째아들과 덩달아 낙서를 즐기는 둘째아들이예요^^;

 

3개월 남짓이지만, 단체생활을 하던 첫째아이는 그새 또 자랐나봅니다.

이제 슬슬 원하는 워크북 스타일도 확고해지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하고싶은 일과 하기싫은 일이 명확해지니 가정보육을 오랜기간 하다 단체생활을 다시금 하려니 되려 답답해하더라구요. 그러다 다시 집에서 엄마와 하던 스케줄대로 움직이니 오히려 더 즐기는 눈치입니다. 요즘은 아이가 어떤 워크북 스타일을 즐길지 몰라서 새로운 스타일로 도전해서 시험삼아 테이블 위에 주욱 진열해뒀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있는지 정해진 시간이 아니여도 추가로 혼자서 워크북을 하고 있더라구요. 아마 '성취감'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 이럴 때 떠올려야하는 말인거죠?

힘내보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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