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번아웃이 부릅니다, 그대안의 블루

JJMOM 일상

by 더블제이맘 2020. 12. 11. 02:22

본문

728x90

 

오랫만이지요, 다들 건강하신가요?

생명과 건강은 항상 우선시 되어왔지만 요즘은 더 중요한 단어들이 되었지요.

 

"그대안의 블루"라는 곡은 아시는 분이 계시려나요.(고인물 인증) 작곡가이기도 한 김현철님과 이소라님의 듀엣이 좋아 그저 아무생각없이 감상만 하던 때에는 몰랐던 사실이지만, 사실은 "그대안의 블루"라는 영화의 메인 테마곡이더라구요. 영화의 내용과 비슷하게, 노랫말도 빛과 어둠이 오가는 순간이 많은데 이번 내용은 '어둠'과 관계가 깊습니다.

 

한 해의 끝무렵이 되어 되돌아보니 올해의 상반기는 그저 가정보육으로 가득 차 있었더랬지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불안, 걱정이 최고치에 올라 아이들을 그저 품안으로 안고 또 안았지요. 그렇게 가정보육을 9월까지 이어오면서도 '코로나블루'에 대한 염려가 없었던 것은 아마 높은 긴장감 때문이었나 봅니다.

'코로나블루'가 먹는거냐며 대수롭지 않아했던 때가 무색할만큼 첫째아이의 단체생활이 시작되면서 적정수준의 생활반경으로 넓어진 요즘, 정확히는 2주 전에 터질 것이 터졌습니다.


아이 둘을 출산하고 육아하면서 겪었던 산후우울증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괜찮아지는 듯 했습니다.그런데 사람의 감정은 워낙 다채로워서인지 우울감이라는 것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더라구요.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아이들 모두 감기몸살을 앓는 바람에 꼼짝없이 모두 집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는 아들들에게 "위험해, 하지마, 안돼" 쓰리콤보를 연발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엄마로써의 자격논란이 일더군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자존감은 심연으로 가라앉아서 번아웃으로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낄 수 있어야 타인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고 하지요.이번에 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한번 해저면과 하이파이브 했던 자존감은 좀처럼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더라구요. 아이들을 씻겨 재우자마자 울다 지쳐 잠드는 스스로가 싫고 미운데 누군들 예쁘게 보일까요.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거든요.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바꿀 것이 없더라구요, 저 자신을 제외하면요.

변화될 수 없는 생활의 근간이 되는 것들과 아닌 것들을 나눠서, 유동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만 바꾸기로 했습니다.

어려운 것 같은데 사실은 별 것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제가 한 방법은 이렇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일군 가족이라는 틀은 생활의 근간이 되는 것이라면,

생활의 근간에 투자하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자투리 시간들을 유동적인 것들이라고 분류해서 일을 우선순위를 나눴어요. 그리고 하고싶은 일과 해야할 일을 나눠서 알맞는 타이밍에 배열해두는거죠.

하고싶은 일이지만, 둘째아이가 단체생활을 시작하지 않는 이상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일단 그 때로 미뤄두고요.(미루는 건 쉽고 고의로 미룰 수 있다니 좀 재미있더라구요.)

이렇게 나누고, 배열해서 구분지어 놓고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내려놓음과 여유, 그리고 밸런스의 중요성은 이러하므로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나봅니다.

 

두번의 산후우울증과 다수의 육아우울증을 겪으며 뼈저리게 느낀 것 또 한가지는, 나눠야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많이 없어진 결혼식 주례사이지만, 전통적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있지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변함없이 함께 일 것을 맹세합니까?"

성격 탓이겠지만, 속을 잘 내비치지 않아서 너무 어려웠다는 JJDAD의 투정섞인 고백처럼 산후우울증, 육아우울증도 극에 치달아서야 JJDAD는 겨우 알게 되었더랬지요. 해보지 않은 사회생활도 아닌지라 얼마나 힘들까 싶어 혼자 참다보니 결국 곪아터진 상처가 되더라구요. 그 때부터 였나봅니다, 아들 둘을 혼자 케어하는 시간은 낮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없게 되었지요.

마음을 정리하고 생각을 다시금 하는 것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이자, 소울메이트이자,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정의 공동책임자의 역할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도 아주 많이 중요하더라구요.

 

 

 

두번째 임신으로 만삭사진을 찍을 때 까진 몰랐습니다, 산후우울증이 또 오리라는 것을.

 

 

 

언젠가 또 흔들릴 날이 오겠지요. 또 심연으로 가라앉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를 교육현장에 내어놓는 부모, 특히 엄마의 마음은 허허벌판의 갈대밭 맨 가장자리에서 바람을 맨몸으로 맞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 저이기에, 거침없이 휘몰아쳐오는 외풍에 꼼짝없이 당할지도 모르겠어요.

그치만 경험이란 것은 생각보다 중요해서, 바닥을 치고 올라와보았기에 악으로, 깡으로 버텨볼까 합니다.

 

앞으로 우리 모두의 존.버를 위하여!

 

 

 

728x90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